Intro
라틴어, 그리고 현대 영어에서 “Mortal”이라는 단어는 언젠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 나아가 인간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필멸자(必滅者)이기에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옵니다. “돈 지고 저승 가는 사람 없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마지막 순간에는 아무리 자린고비(玼吝考妣)라 한들 손바닥을 펴기 마련입니다. 본래 물질에는 수명이란 것이 없으므로, 그 손바닥 안의 재산은 자연스럽게 망인의 곁을 떠나 상속인(Heir) 또는 국가에 흘러 들어갑니다.
법이란 세상의 이치를 표현하고 규정하는 언어이므로, 위와 같은 인간의 운명에 관하여서도 당연히 법의 규정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화제가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극히 개인적 부분인만큼, 법 역시 죽음과 상속이라는 내밀한 이슈에 관하여 섣불리 문지방을 넘지 아니하도록 몸을 추스리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최근 방계혈족에 관한 유류분 제도에 관하여 위헌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 2024. 4. 25. 선고 2020헌가4(외 다수 병합) 사건을 생각해 봄직 합니다. 유류분 제도는 1977. 민법의 개정으로 인하여 1979. 시행되었는데, 이는 프랑스 및 일본 민법을 참고한 것으로, 1960. 이전까지만 해도 장손 상속을 원칙으로 하던 우리 민법의 보수적 특징에 비추어 볼 때 가히 “딸들의 반란”이라 불릴 만한 혁명적인 법률의 진화였습니다. 그리고 위 2024. 헌재의 결정은 50년의 세월이 지나 대가족의 개념이 완전히 해체된 현대 우리나라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주는 한 점의 풍경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법은 문지방을 조심하기는 하나 필요한 때에는 이를 사뿐하게 뛰어 넘습니다. 사법국가화의 영향인지 최근에는 법이 가족관계를 적극적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관련하여, 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0헌마468 등 병합사건 – 재산범죄에 관한 친족상도례 일반조항인 형법 제328조 제1항의 헌법불합치결정 참고). 그러나 법이 죽음과 가족의 민감한 문제에서 여전히도 유독 몸을 움츠리는 영역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변사자의 죽음 – 특히 고독사의 문제가 그것입니다. 오늘은 변사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몇 가지 법적 쟁점(주로 민사적 분야에 한정)에 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장례의 문제
법과 죽음이 처음으로 연결되는 지점은 바로 유해, 즉 시신(시체, 사체)1입니다. 이 부분의 논리를 조금 상세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람이 사망2하게 되면 그는 더 이상 용태(容態 – 인간의 정신작용에 의한 활동으로서 법률사실의 일종)를 통하여 법률관계를 변경할 수 없게 됩니다. 즉, 사망자는 사망을 통하여 권리능력을 상실합니다.
- 판례3에 의하면 사람은 생존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어서, 상속 등 사망에 관한 법률관계를 주장하는 자는 우선 사망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러한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망자는 민법 제22조 제1항에서 말하는 “부재자”, 나아가 민법 제27조에 의한 실종자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사망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4.
- 사망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서는 원칙적으로 의료전문가인 의사에 의하여 의료법 제17조 제1항의 진단 내지 검안(檢案) 행위 및 동법 시행규칙 제10조에 의한 진단서 내지 검안서의 발급행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5. 그런데 시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면 의사로서는 사망을 진단하거나 검안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므로, 결국 위와 같은 행위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6.
- 결론적으로, 시신이 없으면 사망자에 관한 법적 지위 또한 불확정 상태로 남게 됩니다.
한편, 시신이 존재하고, 이에 대하여 의사의 진단서 내지 검안서가 발급되는 등 입증 내지 추정을 통하여 사망이라는 사실이 인정되고 나면, 다음으로 시신의 처리에 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시신은 비록 민법상 물건(제98조)에 해당하나, 이를 마음대로 버리거나(형법 제161조) 해체할 수 없는 등(형법 동조,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9조 제1호-벌칙규정), 매우 특별한 지위7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칙적으로 시신은 장사법 제6조 이하의 규정에 따라 매장 및 화장, 개장8(改葬), 자연장의 방법에 따라서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즉, 장례가 가지는 사회적 · 문화적 중요성과는 달리, 법률적 관점에서 장례의 가장 큰 기능은 합법적으로 시신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9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의료법 제26조에 의하면 의사 등은 변사10가 의심되는 사체의 경우 이를 경찰에 신고하며, 경찰수사규칙(행정안전부령 제483호) 제31조 제1항, 범죄수사규칙(경찰청훈령 제1152호)에 의하면 경찰은 유족에게 검시필증을 교부함과 동시에 사체를 인도해야 합니다. 한편, 의료법 제17조 제1항에 의하면 진단서 등은 ① 환자 본인, ② 환자가 사망하거나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직계존속ㆍ비속, 배우자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 ③ 환자가 사망하거나 의식이 없는 경우로서 환자의 직계존속ㆍ비속, 배우자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이 모두 없는 경우에는 형제자매, ④ 「형사소송법」 제222조제1항에 따라 검시(檢屍)를 하는 지방검찰청검사만이 그 발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즉, 연고자가 있는 변사자의 경우 위와 같은 절차에 따라 사체를 인도받음과 동시에 사망진단서 등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이를 장례식장 등에 제출하여 장례를 치르게 됩니다.
문제는 연고자11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무연고자)입니다. 위와 같은 의료법의 규정에 의하여, 변사자의 가족 등 특수한 신분관계에 있지 아니한 자는 사망진단서 및 시체검안서를 포함한 진단서 등의 발급신청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법정되어 있는 사항은 아닌 것12으로 보이나, 실무적 · 관행적으로 장례를 진행하기 위하여서는 장례식장 등에 반드시 사망진단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결국 무연고자의 경우 장례를 진행할 수 없게 됩니다. 이에 따라 장사법 제12조는 시장 등에 대하여 무연고 사망자(시신)에 대하여 장례 후 매장 또는 화장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동법 동조 제1호), 실무적으로는 주민센터 등 관할 행정기관에서 장례식장 등에 시신 및 사망에 관한 공문을 보내고, 그 협조에 따라 장례 및 매장 등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무연고자의 경우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지 않고서도 장례 및 매장 등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되는데, 이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장례 및 매장 등을 위한 사망진단서의 제출이 법률상의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위처럼 무연고자의 장례는 그 절차가 까다로우며, 장례의 주관 역시 시장 등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장사법상 연고자에 해당하지 않는 자(사실혼 배우자 등)는 법률상의 가족보다 망인과 훨씬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경우에도 장례를 치를 수 없는13 부당함이 발생합니다. 이에 장사법은 2023. 3. 28. 제12조 제2항을 신설함으로써, 연고자가 아니더라도 사망 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친분관계를 맺은 사람, 종교활동 등 사회적 연대활동을 함께 한 사람, 망인의 유언에 따라 지정된 사람에 대하여 장례주관자의 지위를 인정하여 주고 있습니다.
상속등기의 문제
우리 민법은 물권의 득실변경에 관하여 등기를 요한다는 견해(이른바 성립요건주의14)를 취하고 있으므로(민법 제186조,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7다236749 전원합의체 판결15 참고), 상속에 의한 부동산의 소유권 역시 등기를 하여야 비로소 취득16하게 됩니다.
그런데, 부동산등기법 제46조 제1항 제1호는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하여 “등기원인”, 즉 상속사실17을 증명하는 정보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상속은 상속개시(=피상속인의 사망, 민법 제997조)와 그 사망 당시 상속을 받을 자격의 존재(민법 제1000조 내지 제1004조)를 요건으로 하므로, 상속에 기한 부동산소유권변경등기를 신청하고자 하는 상속인은 위와 같은 사실을 증명하기에 적절한 정보를 첨부하여 위와 같은 등기를 신청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위와 같은 사실을 증명하기에 적절한 정보”란 무엇인가. 이 부분에 대하여서는 최근까지 특별한 법규나 지침이 존재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등기소마다 등기관의 판단에 의하여 상당한 재량의 행사가 이루어지며, 결과적으로 상속등기에 관하여 전국적으로 불투명 · 불통일된 업무처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든 사람은 사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누구나 일생에서 한 번은 겪게 되는 상속에 관하여 이처럼 통일된 규정이 없었다는 점은 매우 놀랍다고 할 만합니다). 다만 최근 2025. 1. 24. 대법원은 등기예규 제1835호로 「상속등기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을 제정하였고, 위 예규는 제정과 동시에 시행되고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여 상속등기에 관하여 보다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 예규에서는 피상속인의 사망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서면은 기본증명서(제10조 제2항【예시】참고, 기타 조문의 예시에서도 이를 반복하여 제시하고 있음)이며, 다만 외국인의 경우 보충적18으로 관공서의 사망증명서(제27조 제1항 제1호 가목) 및 의료기관의 사망진단서(나목)에 의하여 피상속인의 사망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 뿐입니다. 한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본문에 의하여 기본증명서를 포함한 등록사항별 증명서의 교부청구자는 본인 또는 배우자, 직계혈족(이하 ‘본인 등’)으로 제한되며, 다만 동법 동조 동항 단서 및 제4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대법원규칙) 제19조 제2항 제2호에 의하면, [채권ㆍ채무의 상속과 관련하여 상속인의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서 등록사항별 증명서의 교부가 필요한 사람]에만 예외적으로 ‘본인 등’이 아니어도 증명서의 발급청구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상속인에게 직계혈족이 없고 방계혈족만 있었던 경우는 어떻게 하는가. 위와 같은 법규정에 의하면 방계혈족은 피상속인에 관한 기본증명서의 발급이 불가능19합니다. 그러나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단서 및 제4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대법원규칙) 제19조 제2항 제2호에 의하면, [채권ㆍ채무의 상속과 관련하여 상속인의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서 등록사항별 증명서의 교부가 필요한 사람]은 ‘본인 등’이 아니어도 증명서의 발급청구가 가능하며, 「등록사항별 증명서의 발급 등에 관한 사무처리지침(대법원 예규)」 제2조 제5항 제5호에 의하면, [채권ㆍ채무 등 재산권의 상속과 관련하여 상속인의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서 등록사항별 증명서가 필요한 경우로서 이를 소명하는 자료와 신청인의 신분증명서를 첨부한 때]에는 ‘본인 등’이 아니어도 기본증명서의 발급청구가 가능한데, 다시 동 예규 [별지 1]의 제5항에 의하면, [상속순위가 민법 제1000조제1항제3호와 제4호의 3순위 또는 4순위인 상속인들이나 대습상속관계에 있는 상속인들이 등록사항별 증명서를 교부청구할 때 피상속인의 사망과 선순위 상속인들의 부존재를 가족관계등록정보시스템에 의하여 확인한 경우]에는 소명자료가 제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때 “확인한 경우”의 동사 “확인하다.”의 주어는 담당공무원이므로, 결국 기본증명서 기타 등록사항별 증명서의 발급 및 교부를 신청한 사람은 담당공무원으로 하여금 위와 같은 사항을 확인20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편, 방계혈족의 경우, 위와 같이 “피상속인의 사망사실”에 대한 증명을 마친 뒤에도 “사망 당시 상속을 받을 자격의 존재(=선순위상속인의 부존재)”에 관하여 증명하는 과정에서 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위와 같은 법리에 의하여 피상속인의 기본증명서에 더하여 가족관계증명서,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를 모두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등기관은 2008. 이전의 가족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피상속인의 구 호적법상 제적등본을 확인하여야 하는데(상속등기에 관한 업무처리지침 제10조 제1항 제3호 외), 이러한 제적부는 구 호적법에 의하여 규율되므로 현행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서는 이를 곧바로 발급받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등록사항별 증명서의 발급 등에 관한 사무처리지침」제14조, 제2조 제5항 제5호, 제15조 제1항 단서에 따르면, [신청인이 직접 시(구)ㆍ읍ㆍ면ㆍ동사무소에 출석하여 신청대상자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여 신청서를 작성ㆍ제출하고 청구사유를 소명하는 자료 및 신청인의 신분증명서 사본을 첨부]하는 경우에는 제적부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 청구사유를 소명하는 자료”란 구체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기본증명서 발급에 필요한 자료와 유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속재산의 국가귀속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입니다(헌법 전문 참고). 과연 대한민국이란 어떤 국가인가. 여러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자유대한민국”이라는 표현처럼, 우리나라는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표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헌법을 뜯어 보면 이른바 “사유재산”에 관한 보장규정은 제23조 제1항 본문에만 적시되어 있으며, 동조 동항 단서 및 동조 제2항(공공복리에 의한 재산권 행사의 제한), 제3항(강제수용), 제126조(사영기업의 국유화) 등, 생각보다 다양한 방향에서 재산권의 행사를 제한21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소위 자본주의의 종주국으로 여겨지는 미국 헌법에서도 비슷한 부분22이기도 합니다.
민법 제1058조 제1항은 재산권에 관하여 매우 강력하면서도 본격적인 제한을 가하는 규정입니다. 물론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상 더 이상 용태에 의한 법률관계의 변경이 불가능함은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재산권의 처분이라는 것은 그 처분행위의 성질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간적 제한 – 최소한 장래에 대한 제한을 받지 않는 것이어서, 사후를 예정한 재산권 처분(대표적으로 유언 또는 사후증여가 있습니다) 또한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상속인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피상속인의 재산을 국가가 취득한다면 이는 매우 공격적인 재산권의 제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 민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23로 일부개정 및 시행되기 전의 것)은 상속인수색공고(민법 제1057조)를 마친 뒤 곧바로 상속재산의 국가귀속을 규정하고 있었으나, 위 개정민법은 제1057조의2를 신설함으로써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자, 피상속인의 요양간호를 한 자 기타 피상속인과 특별한 연고가 있던 자의 청구에 의하여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통하여 상속인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자 – 대표적으로 사실혼 관계에 있던 자 등 – 에 대한 피상속인의 가정적 재산분여의사를 충분히 존중하고, 대가족의 해체에 따른 일반국민의 법감정 변화에도 부응할 수 있게 된 것으로써, 매우 긍정적이고 진보적인 법률개정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한편, 민법 제1057조의2 제1항은 어디까지나 상속재산의 분여를 가정법원의 직권으로 정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러한 법리의 존재 자체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아니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해당 규정에 따라 재산분여를 받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24. 이와는 반대로, 2024. 국세청 및 국회의원 안도걸(제22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보도자료, 이를 인용한 아시아경제의 신문기사2526(링크) 및 조선일보의 신문기사(링크)에 따르면, 상속재산의 국가귀속은 갈수록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및 대가족을 넘은 핵가족의 해체, 경제력 및 사유재산의 증가, 기타 사회풍습의 시간적 변화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한 현상일 것이나, 이 과정에서 위와 같은 법률규정이 충분히 활용된 것인지 다시금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고독사의 문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가의 법률적 지원 및 처리 또한 점점 시급한 과제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민법 및 부동산등기 관련 규정 등의 개정은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매우 시의적절하고 고무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을 개발하더라도 법조인들, 나아가 국민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노력 역시 무위로 돌아갈 것입니다. “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안다는 것이다. – 논어 위정(爲政)편에 실린 공자의 명언입니다.
- 의료법 및 관련 법령에서는 “시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2020. 12. 8. 개정 전 기준)형법에서는 “사체”,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 및 관련 법령에서는 “시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용어들은 법률적 · 사회적 개념상 유의미한 차이가 없으므로, 아래에서는 이를 적절히 혼용하도록 하겠습니다. ↩︎
- 일상적인 사망의 기준은 심장기능, 폐기능, 뇌기능의 3가지 기능 중 하나 이상의 상실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종래에는 심장 및 폐기능의 상실 여부가 사망을 판단하는 중점적 요소라는 견해, 즉 소위 심폐기능정지설이 통설이었으나(“뇌사자의 사망시기에 관한 연구”, 고형석, 한국사법학회 | 비교사법 | 비교사법 제26권 제2호(통권 제85호) | 2019. 5. | 77 – 111 (35 pages)), 최근에는 2011. 6.부터 시행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의 개정(뇌사자의 사망시각에 관한 제21조)에 힘입어 뇌사설이 점점 부상하고 있습니다. ↩︎
- 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18683 판결 – 연령이 80세 가량이라는 것만으로 사망을 추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입니다. 이후 대법원 1995. 7. 28. 선고 94다42679 판결에서는 95세에 관하여서도 동일한 법리를 설시하였습니다. ↩︎
- 이러한 법리는 형사법의 영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체 없으면 살인 없다.”는 반법언(半法言) 역시 이러한 이유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반쪽짜리 법언에 불과하며, 실제로 피고인의 자백이나 직접적인 목격자의 진술 등 우량한 증거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시체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살인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법원 2020. 11. 5. 선고 2020도10794 판결 –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고유정 전 남편 살인사건”이 그러한 경우입니다. ↩︎
- 이론적으로는 법원 역시 사실인정에 관한 권능에 기하여 사망사실을 인정할 수 있겠으나, 법률가인 판사가 의사 등의 감정 없이 오감을 이용하는 작용(검증, 민사소송법 제364조 내지 제366조) 및 경험법칙(민사소송법 제288조), 기타 증거만을 이용하여 사망사실을 확정하는 것은 쉽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 예외적으로, 수해나 화재 기타 재난으로 인하여 시신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관공서의 조사 및 통보에 의하여 사망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인정사망제도,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87조).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망의 입증 내지 간주(실종선고 등)보다는 약한 “추정”에 불과합니다. ↩︎
- 이와 달리 동물의 사체는 단순한 물건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법규의 적용을 받지 않으나, 반대로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상의 “폐기물” 내지 “쓰레기”로 분류되어, 환경보호에 관한 각종 법규 및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1호 등에 따른 임의투기 금지 등의 법률상 제한을 받게 됩니다. ↩︎
- 매장한 시신이나 유골을 다른 분묘 또는 봉안시설에 옮기거나 화장 또는 자연장하는 것을 말합니다(장사법 제2조 제4호).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이장(移葬)과 유사한 개념이나, 시신 내지 유골 등에 관한 처리의 방법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된 차이가 있습니다. ↩︎
- 다만, 법률이 사회적 · 문화적 영역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장례 등에 관하여서는「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있으며{다만, 장례가 아니라 상례(喪禮)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법 제5조에서는 다시 「건전가정의례준칙」의 제정(제1항) 및 공무원 기타 “사회 지도층의 위치에 있는 자”에 대하여 위 준칙을 준수할 의무를 부여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제2항).
참고로 위 준칙은 혼인시 혼수에 관한 것(제8조 제2항 – 검소하고 실용적인 것으로 하되, 예단을 보내는 경우 당사자의 부모에게만 보내야 함), 위령제(제11조 – 매장의 경우라면 영정을 모시고 제수를 차려놓은 뒤 분향, 헌주, 축문 읽기, 배례의 순서대로 해야 함), 제사시 신위의 종류 및 글귀{제23조 및 별표 5의 2.항 나. 목 – 좌측에 “부군 신위(아버지의 경우 어머니와 달리 이름을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측에 “부인 아무개 신위(부인의 경우, 일부다처제가 만연하던 현실 등을 감안하여 이름을 써서 특정하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로 작성} 등 상당히 세밀하고 보수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실제 사회 관습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습니다.
사실 위와 같은 규정도 과거에 비하면 완화된 것인데, 1999. 2. 8. 위 법률의 제정 전까지는 위 법률 대신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동법은 공무원 등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그 준수를 강제하고(동법 제3조 제1항), 허례허식행위{동법 제4조 – 청첩장의 인쇄(제1호), 화환(제3호) 등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에 대하여서는 처벌(동법 제15조)까지 하는 등, 매우 엄격한 규정들을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회 현실에서는 이를 위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고, 특별히 처벌에 이르는 경우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법제처 제공 판례 0건). ↩︎ - 참고로 변사 사건 처리 규칙(경찰청훈령 제921호, 2019. 3. 28., 제정, 해양경찰청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훈령이 존재합니다.)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변사란 자연사 이외에 범죄나 사고 등 같은 조 같은 호 각 목에 의한 사망으로 그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위 규칙 제2조 제1호 사.목에서는 “그 밖에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사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포괄주의적 규정을 두고 있고, “자연사”의 개념에 대하여서도 이를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다 보니, 그 적용범위를 명확하게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관련하여 경찰 실무를 살펴 보면, 의료기관 등에서 사망함으로써 즉시 사망진단서 발급이 이루어진 경우 외에는 일단 이를 변사로 처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독사의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사사건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 - 장사법에서 말하는 연고자의 개념은 아래와 같습니다(장사법 제2조 제16호 및 각목).
[16. “연고자”란 사망한 자와 다음 각 목의 관계에 있는 자를 말하며, 연고자의 권리ㆍ의무는 다음 각 목의 순서로 행사한다. 다만, 순위가 같은 자녀 또는 직계비속이 2명 이상이면 최근친(最近親)의 연장자가 우선 순위를 갖는다.
가. 배우자
나. 자녀
다. 부모
라. 자녀 외의 직계비속
마. 부모 외의 직계존속
바. 형제ㆍ자매
사. 사망하기 전에 치료ㆍ보호 또는 관리하고 있었던 행정기관 또는 치료ㆍ보호기관의 장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아. 가목부터 사목까지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로서 시신이나 유골을 사실상 관리하는 자]
한편, 보건복지부 발간 2024 장사업무 안내(발간등록번호 11-1352000-000203-10)에 의하면, 조카 등 인척관계에 있는 자는 위 제16호 “시신이나 유골을 사실상 관리하는 자”로서 연고자에 해당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관할행정복지센터 등에 가족관계증명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함으로써 망인과의 인척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 - 다만, 장사법 제6조에서는 매장 또는 화장은 사망 또는 사산한 후 24시간이 도과하기 전까지는 불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매장 또는 화장을 수행하는 자로서는 위와 같은 법률의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사망시간을 확인해야 하고, 이에 따라 사망진단서 등을 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위 조문은 1961. 12. 5. 제정된 「매장등및묘지등에관한법률」에서부터 존재한 것인데, 그 입법취지에 관하여서는 보다 조사를 하여 보아야 알 수 있겠으나, 일응 사망에 관한 엄격한 입증 및 악용의 방지를 위한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습니다. 만일 사망진단서 발급 직후 매장이나 화장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이를 악용하는 입장에서는 사망진단서의 발급만으로 아무런 후속조치나 견제 없이 사망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유일한 물증이라 할 수 있는 사체를 즉시 소멸시키는 것 또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 장사법의 규정상 사실혼 배우자 등 역시 시신을 인도받은 뒤 연고자(장사법 제2조 제16호 아.목)의 지위를 주장할 여지가 있으나, 장사법은 연고자의 결정에 관하여 최근친자 우선주의를 취하고 있으므로, 결국 위와 같은 지위를 인정받기 위하여서는 배우자에서부터 형제자매에 이르기까지 근친자들이 모두 사망하였거나 부재하는 등 장례주관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모두 입증해야 하는데, 통상적인 장례의 시한(사망일로부터 3일, 위 건전가정의례준칙 제12조)을 생각하면 이는 사망 전에 미리 서류를 모두 준비해 두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 이와는 반대로 등기를 하지 아니한 경우 제3자에게 물권의 변동에 관하여 그 효력을 주장 내지 대항할 수 있다는 학설을 대항요건주의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민법 제450조 제1항에서 지명채권의 양도에 관한 대항요건주의를 규정하고 있는데, 채권양도통지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채권양도 자체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효력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비교법적으로, 독일법계 국가들은 성립요건주의를 취하며, 프랑스법계 국가들은 대항요건주의를 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노한장. (2025). 부동산 공시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 성립요건주의와 대항요건주의를 중심으로 -. 부동산산업연구, 8(1), 47/73.}. 특히, 우리 민법의 모법이라 할 수 있는 일본 민법 역시 이른바 “메이지민법” 에서 위와 같은 프랑스민법의 법리를 받아들인 후 아직까지 이를 고수하고 있습니다{김은아 (2024). 일본 메이지민법 수정안이유서상의 부동산물권변동과 그 영향. 법사학연구, 70, 45 – 81.}.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우리 법제에서 성립요건주의를 취한 것은 개별적 거래의 안전보다도 공시의 원칙과 대중적 예측가능성을 중요시하겠다는 입법자의 특별한 결단으로 해석하더라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 - 정확하게는 [판결이유 – 5. 대법관 김재형의 반대의견 – 나. – 3)]의 부분[“부동산 물권변동에 관한 등기주의, 즉 성립요건주의를 채택하였다.”]입니다. 일단 반대의견이기는 하나, 이는 반대의견(우리 민법상 법정지상권의 불인정)의 논거를 보강하기 위하여 제시한 것에 불과하며 그 자체로 현행 판례에 배치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민법 제186조에 관한 대법원의 관점을 다시금 명확하게 보여 주는 의견입니다. ↩︎
- 그렇다면 상속등기를 마치기 이전까지 피상속인의 권리는 채권적인 것인가? 채권적 권리라 함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를 의미하는데, 채무자가 망인(亡人), 즉 피상속인인 이상, 피상속인의 사망과 동시에 피상속인에게 어떠한 채권적 권리가 발생한다고 보는 것은 법률요건의 특정 및 최종적인 권리귀속의 판단 등에 있어서 여러 모로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민법 교과서들을 일관되게 피상속인의 사망을 들어 “상속이라는 법률효과를 발생하기 위한 법률요건으로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사건)”이라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할 때, 결국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상속인이 가지게 되는 권리는 “법률상의 규정(민법 제997조, 제1000조 제1항 각호 등)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서 물권적 권리 및 채권적 권리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 - 소유권이전등기에 있어 등기원인이라고 함은 등기를 하는 것 자체에 관한 합의가 아니라 등기하는 것을 정당하게 하는 실체법상의 원인을 뜻하는 것으로서, 등기를 함으로써 일어나게 될 권리변동의 원인행위나 그의 무효, 취소, 해제 등을 가리킵니다(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다50999 판결 참조). 이러한 판례의 견해에 위와 같은 각주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상속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에 있어서 등기원인은 “상속”이 됩니다. ↩︎
- 제27조는 피상속인이 외국인인 경우(제5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조문이며, 이는 기본증명서와 같은 제도를 가지지 아니한 외국 국적을 가진 피상속인의 경우 그 사망사실을 보충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기본증명서의 발급이 가능한 우리나라의 경우, 해당 규정은 (최소한 원칙적으로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
- 만일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라면 위에서 언급한 의료법 제17조 제1항에 따라 사망진단서 등의 발급이 가능할 것이나, 피상속인이 내국인인 이상 위 예규 제27조가 적용되지 아니함이 원칙이므로, 결국 피상속인 사망의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은 동일합니다(피상속인이 조카 등 형제자매가 아닌 방계혈족인 경우라면 이마저도 다시 어렵게 됩니다). ↩︎
-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가족관계등록부의 열람권한을 가지고 있는가? 실무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가족관계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13조 제1항에 의하면 법원행정처장의 승인에 의하여 등록전산정보자료의 이용이 가능한데, 각급 지방자치단체가 위와 같은 승인을 얻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동법 제18조 제3항에서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그 직무상 등록부의 기록에 착오 또는 누락이 있음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신고사건의 본인의 등록기준지의 시·읍·면의 장에게 통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마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은 직무상 등록부의 열람이 가능한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
- 물론 기본권은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경시되는 것이 아니며(헌법 제37조 제1항), 조문의 수가 곧 기본권의 우열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참고로 기본권의 우열에 관하여 – 헌법재판소 1995. 12. 28. 선고 95헌바3 全員裁判部 결정은 [헌법은 전문과 각 개별조항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하나의 통일된 가치 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서, 헌법의 제규정 가운데는 헌법의 근본가치를 보다 추상적으로 선언한 것도 있고,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도 있으므로 이념적·논리적으로는 규범상호간의 우열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때 인정되는 규범상호간의 우열은 추상적 가치규범의 구체화에 따른 것으로 헌법의 통일적 해석에 있어서는 유용할 것이지만, 그것이 헌법의 어느 특정규정이 다른 규정의 효력을 전면적으로 부인할 수 있을 정도의 개별적 헌법규정상호간에 효력상의 차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라고 정리하였으며, 헌법재판소 2004. 8. 26. 선고 2003헌마457 전원재판부 결정은 [상하의 위계질서가 있는 기본권끼리 충돌하는 경우에는 상위기본권우선의 원칙에 따라 하위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되어야 한다.], [흡연권은 사생활의 자유를 실질적 핵으로 하는 것이고 혐연권은 사생활의 자유뿐만 아니라 생명권에까지 연결되는 것이므로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행 판례에 의하면 기본권에도 우열이 있다는 것 자체는 맞으나, 열위에 있는 기본권이 아무런 제한 없이 무조건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맞습니다. ↩︎ - 미합중국 수정헌법 제3조, 5조, 제14조 제1절 등을 살피면, 재산에 관한 보장을 크게 천명하지는 아니하면서도, 그 제한에 관하여서는 비교적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는 재산권 보장이 너무나 당연한 전제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
- 참고로, 해당 민법 개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호주제도 폐지를 중심으로 하는 친족 · 상속법의 대수술을 단행하였습니다. 이어서 설명할 것과 같은 민법 제1057조의2의 제정역시 혈연관계에 의한 공동체 내부의 수직적 재산이전보다도 개인의 인격적 권리로서의 재산권을 보다 중시하였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겠습니다. ↩︎
- 구체적인 통계는 찾기 어려우나,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엔진인 Google.com의 뉴스 검색결과를 보더라도, “상속 특별연고자”라는 키워드에서 검색되는 결과는 0건이고, 일반 검색결과 법률개정에 따른 홍보차원에서 지방변호사회가 올린 글 한 건이 검색될 뿐입니다. ↩︎
- 기사의 헤드라인 및 서브헤딩즈{Subheadings, 출판업계에서 말하는 소위 “서브카피(Subcopy)”}이 흥미롭습니다.
헤드라인 : [유언장 없으면 ‘꿀꺽’…국가가 가져간 유산 10년 새 1만3775% 폭증]
서브헤딩즈 :
[법정 상속인 없으면 상속 재산은 국가귀속
“고인 사후 재산 의미있게 활용할 제도 필요”
‘노인대국’ 日, 유산 기부 문화 확산] ↩︎ - 해당 기사는 [일반적으로 사망자의 재산은 배우자나 자녀 등 법정 상속인이 상속한다. 하지만 상속받을 사람이 없는 경우엔 민법 제1058조 1항에 따라 상속 재산이 국고에 귀속된다. 법정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재산을 넘기고 싶다면 구두 약속으로는 생전에 ▲자필 서명 ▲작성 날짜 ▲주소 등 조건을 갖춘 유언장을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유언장을 남기는 사람은 극소수다. 결국 무연고 사망자의 재산은 대부분 정부 주머니로 들어간다. 무연고 사망자의 상속 재산에 대한 문제는 인구 고령화와 이·비혼 증가로 향후 더 큰 문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9월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 2022∼2052년’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비중은 2022년 26.0%에서 2052년 51.6%로 늘어난다. 전체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홀로 사는 노인가구다. 슬프지만 초고령화 사회에선 힘들게 번 돈이 상당 부분 가족, 자식이 아니라 국가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안도걸 의원은 “홀로 외롭게 살아온 고령자들은 어렵게 재산을 일구었지만, 사망하고 나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법에 따라 국고에 귀속된다”면서 “고인의 사후 재산이 보다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기자 및 국회의원실이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민법 제1057조의2의 법리를 알고 있었던 것인지에 관하여서도 다소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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